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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이민을 앞두고 고추장이랑 라면을 캐리어에 얼마나 쌓아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중동은 식자재 조달이 어렵다고들 알려져 있는데, 제가 직접 현지 아시안 마트를 돌아본 결과는 꽤 달랐습니다. 두바이에서 한국 식자재를 구하는 현실, 물가 수준, 그리고 처음 가면 당황할 수 있는 포크(Pork) 구역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정리했습니다.

두바이 아시안 마트, 실제로 가보니 어떤가
두바이에서 한국 식자재 구하기가 힘들다는 말, 저도 출국 전에 꽤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가보니 그건 예전 이야기에 가깝습니다. 현지에는 1004마트(1004 Gourmet)와 온마트(Hanaro/On Mart) 같은 한국 식품 전문 대형 아시안 마트가 자리를 잡고 있고, 들어서는 순간 한국 대형마트에 온 착각이 들 정도로 구색이 촘촘합니다.
신선 쌀과 김치는 기본이고, 고추장·된장 같은 기본 발효 장류(醬類)부터 냉동 만두, 한국 과자, 아이스크림까지 한 자리에서 해결됩니다. 여기서 발효 장류란 콩이나 고추 등을 장기간 숙성시켜 만든 한국 전통 조미료군을 의미합니다. 이게 현지에서 브랜드 그대로 들어오니 사실 한국에서 미리 챙겨올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최근에는 알 아딜(Al Adil)이나 스피니스(Spinneys) 같은 현지 대형 슈퍼마켓의 아시안 섹션에서도 한국 라면이나 소스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실제로 스피니스는 고급 식료품 체인으로, 영국계 슈퍼마켓 브랜드가 중동 현지에 정착한 형태입니다. 여기서도 신라면이나 불닭볶음면을 집어들 수 있다는 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두바이의 외국인 비율은 전체 인구의 88% 이상으로, 사실상 전 세계 식문화가 한 도시에 공존하는 구조입니다(출처: 두바이 통계청(Dubai Statistics Center)). 이 인구 구조가 바로 다국적 식자재 수요를 뒷받침하는 배경입니다. 한국 제품 공급이 끊기지 않고 꾸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가격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수입 식품인 만큼 한국보다는 비싼 편입니다. 봉지라면 5개입 한 팩이 약 15~20디르함(한화 약 5,500~7,400원)이고, 고추장·된장 한 통은 20~30디르함 선입니다. 신선 채소인 배추나 무는 한국 시세의 1.5~2배 정도로 보시면 예산 잡기가 편합니다. 다만 두바이는 개인 소득세(Personal Income Tax)가 없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소득세란 근로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을 말하는데, 두바이는 이를 부과하지 않으므로 실질 수령액이 한국보다 높게 유지됩니다. 그 차이를 감안하면 식자재 비용 격차는 생활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충분히 흡수되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 1004마트(1004 Gourmet): 한국 식품 전문 대형 아시안 마트. 신선 식품부터 냉동·가공품까지 풀 구성
- 온마트(Hanaro/On Mart): 한국 브랜드 제품 중심. 양념류, 즉석식품, 과자류 강세
- 알 아딜(Al Adil): 현지 대형 슈퍼마켓. 아시안 섹션에서 한국 라면·소스 구비
- 스피니스(Spinneys): 영국계 고급 식료품 체인. 수입 한국 제품 취급 증가 추세
돼지고기 구역, 첫 장보기에서 당황한 이야기
처음 두바이에서 처음으로 장을 보러 갔던 기억이 납니다. 삼겹살 구워 먹을 생각에 신나게 마트 안을 돌아다녔는데, 냉장 코너를 아무리 뒤져도 돼지고기가 보이지 않더라고요. 이슬람 율법인 할랄(Halal) 규정 때문에 돼지고기는 일반 매대에 진열되지 않는다는 걸 완전히 잊고 있었습니다.
할랄(Halal)이란 이슬람 율법에서 허용된 식품을 의미하며, 돼지고기와 알코올은 할랄 분류에서 제외됩니다. 쉽게 말해 무슬림 소비자가 먹을 수 없는 식품은 일반 매장 내에서 따로 분리되어야 한다는 규정입니다. 그래서 한국산 돈육 만두, 스팸, 삼겹살 등의 돼지고기 가공품은 마트 안쪽 별도 공간인 'Non-Muslim(비무슬림)' 구역, 즉 포크(Pork) 섹션에 따로 모여 있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지금은 그 구역 문을 드나드는 게 완전히 일상이 됐습니다. 오히려 포크 섹션 안에는 한국산 제품이 꽤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찾고자 하는 제품을 더 빠르게 집어드는 편입니다. 제 경험상, 이 섹션의 존재를 미리 알고 가는 것과 모르고 가는 것의 당황도 차이가 꽤 큽니다. 처음 가시는 분들은 무조건 포크 섹션을 따로 찾아보세요.
한편 이런 구분은 두바이가 다종교·다문화 인구를 실질적으로 수용하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유엔 세계이주보고서(IOM World Migration Report)에 따르면 두바이가 속한 UAE는 외국인 인구 비율 기준 세계 최상위 국가군에 포함됩니다(출처: 국제이주기구(IOM)). 이 배경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 식문화를 제도적으로 수용하는 인프라가 발달한 것이고, 포크 섹션은 그 결과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직접 써보고 놀란 건 현지 아시안 마트들의 모바일 앱 배송 시스템입니다. 콜드체인(Cold Chain) 배송이라는 개념이 적용되는데, 이는 신선 식품이 냉장 또는 냉동 상태를 유지하면서 소비자에게 도착하도록 하는 저온 유통 체계를 말합니다. 이 시스템 덕분에 냉동 만두나 김치를 앱으로 주문해도 품질 손상 없이 집 앞에 당일 배송이 됩니다. 솔직히 이건 제 예상을 꽤 많이 웃도는 편의성이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두바이에서 김치 직접 담글 수 있나요? 재료가 다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중동에서는 배추나 무 같은 한국 채소를 구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1004마트나 온마트에서 한국 배추와 무, 고춧가루까지 한 번에 장볼 수 있습니다. 다만 시기에 따라 재고 변동이 있으니 앱으로 사전 확인하고 가시는 걸 권장합니다.
Q. 한국 라면은 두바이에서 얼마에 팔아요?
A. 봉지라면 5개입 기준으로 약 15~20디르함, 한화로 환산하면 5,500~7,400원 선입니다. 한국보다는 비싸지만, 두바이가 소득세 없는 구조라는 점을 감안하면 생활비 전체에서 큰 부담은 아닙니다. 스피니스 같은 고급 식료품점보다는 아시안 전문 마트가 가격이 저렴한 편입니다.
Q. 포크 섹션은 어느 마트에나 다 있나요?
A. 모든 마트에 있는 건 아닙니다. 할랄 인증만 취급하는 소규모 마트는 아예 돼지고기를 취급하지 않습니다. 1004마트나 온마트, 스피니스처럼 외국인 고객 비율이 높은 대형 마트에는 별도 포크 섹션이 마련되어 있으니, 처음 가실 때는 이런 대형 아시안 마트나 고급 슈퍼마켓 위주로 방문하시는 게 낫습니다.
Q. 두바이 아시안 마트에서 앱 배송이 실제로 되나요?
A. 됩니다. 냉동 만두와 김치도 콜드체인 배송으로 상태 좋게 도착합니다. 일반적으로 중동 식료품 배송 시스템이 낙후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실제로 한국 새벽 배송과 비교해도 크게 뒤지지 않는 수준이입니다.
결론
두바이 이민이나 장기 체류를 앞두고 식자재 걱정으로 망설이고 계신다면, 그 걱정은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1004마트, 온마트를 비롯한 대형 아시안 마트가 한국 식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고, 콜드체인 앱 배송까지 갖춰진 상황이라 오히려 이민 생활의 식문화 적응 허들은 생각보다 낮습니다.
처음에 포크 섹션 같은 이슬람 식문화 규정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두 번 경험하면 금방 익숙해집니다. 당황하지 않으시려면 처음 장 보러 가기 전에 포크 섹션 위치부터 확인해 두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저녁에 두바이 야경을 보며 집에서 끓인 김치찌개 한 그릇 먹는 그 일상,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참고: han-m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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